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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외 LG G5의 부진, 이유는 무엇일까?

JasperL 2016. 6. 27. 18:49

최근 LG전자 스마트폰 담당 부문인 MC사업부의 구조조정설이 돈 적이 있습니다. MC 사업본부장인 조준호 사장이 직접 직원들에게 메일을 돌리고 사업부 간의 인력재배치라는 말로 진화에 나섰으나, 10%가 넘는 1000명 정도의 인원이 MC 사업부를 빠져나가 결국 사업부 축소의 모습을 띄게 되었습니다.

G5에 대한 기대가 있던 4월달에 비해 약 10,000원 가까이 빠진 현재

(24일 브렉시트 결정 전, 23일에도 종가 55,200원)


주가 흐름에서 보이듯이 올 초만 하더라도 G5 출시를 본 대다수 사람들은 MC 사업부의 기사회생을 기대했습니다. 저도 LG전자 G5의 싸이언 일병 구하기(링크) 라는 글을 쓰며 LG전자의 선전을 기대했는데요. 그런데 현재, MC 사업부는 3분기 연속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하였고, 이 흐름대로라면 다음 분기도 회복이 요원한 상태입니다.


작년에도 구글에 매각한다는 소문이 들렸을 정도로 휘청이는 LG전자의 MC 사업본부, 과연 탈출구는 없는 것일까요?

그 원인이 된 G5의 부진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죠.


출처 : LG모바일


예상 외의 G5 부진, 이유는 무엇일까?


  • G5, 프렌즈 없으면 불완전한 존재?
G5는 출시부터 최초의 모듈 스마트폰이라는 특색에 맞게 강력한 주변기기인 프렌즈와 함께 나왔습니다. 다양한 프렌즈와 함께 G5로 Play 하라는 컨셉이었습니다. 그런데, 프렌즈를 너무 강조하다보니 G5가 과연 정상적인 스마트폰인지 헷갈리는군요. 카메라 부분 모듈인 캠플러스를 광고하니 캠플러스 없이는 G5로 카메라를 찍어서는 안될 것 같고, 하이파이 플러스를 광고하니 이것 없이는 G5로 제대로 된 음악도 못들을 것 같습니다. 스마트폰 하나만으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세상에서 프렌즈가 없으면 제 기능을 못할 것 같은 듯한 느낌이 드는 제품, 과연 사고 싶을까요?

제품을 개발할 때 우리는 보통 고객의 니즈를 분석합니다.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야 잘 팔리기 때문이죠. LG 전자 또한 G5를 개발하면서 당연히 고객의 니즈를 분석하였을 겁니다. 이전의 부진을 만회하고자 그 어느 때보다도 신중을 기해 고객의 니즈를 조사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데 G5와 프렌즈를 보면 이 니즈 분석이 잘못 해석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부분부터는 가정이 들어갑니다. 감안하시고 읽어주세요.)
아마 LG전자가 시행한 고객 니즈 분석에서는 음질이 더 뛰어나고, 카메라가 더 좋고, 배터리가 더 오래갔으면 좋겠다는 답이 나왔을 겁니다. LG전자는 그럼 이 부분을 보완하는 강력한 주변기기를 만들면 되겠다고 생각했겠죠. 하지만 소비자가 원하는 스마트폰은 그 자체만으로 카메라가 좋고, 음질이 뛰어나고, 배터리가 오래가는 제품이었을 겁니다. 80만원 대의 가격을 지불하면 자체만으로 빛이 나는 그런 기기. 그런데 LG전자는 프렌즈와 함께 해야 빛이 나는 G5를 만들었습니다. 빛이 나기 위해서는 돈을 더 지불하고 프렌즈를 구입해야 하는 상황인 것입니다.

또한 인터넷 상의 분위기로는, G5를 살만큼 매력적인 프렌즈는 하이파이 플러스정도라고 합니다. 하이파이 플러스는 타 뮤직 플레이어와 호환이 되게끔 만들어진 휴대용 DAC(디지털 음악을 아날로그 방식으로 바꿔주는 기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타 안드로이드 기기는 물론 아이폰, 심지어는 컴퓨터, 오디오까지 연결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이것만 품절이라는 기사가 떴습니다. 당연히 G5는 그만큼의 인기를 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과연 누가 G5를 살까요?

  •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완전한 프렌즈들
LG에서 현재 홈페이지에 올려놓은 프렌즈는 위에서 말한 하이파이 플러스를 포함하여 캠플러스, 360캠, 360 VR, 톤플러스, 롤링봇입니다. 처음 출시할 때가 떠오르는군요. 시장은 프렌즈의 확장성에 주목하였고, LG전자 또한 생태계를 확산시키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현재 프렌즈의 종류는 G5를 출시할 때 말한 프렌즈 그대로입니다. 확실히 생태계 부분에서부터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래도 이미 출시된 프렌즈들이 괜찮을지도 모르니 G5를 살만큼 매력적인지 하나하나 뜯어보도록 합시다.

제일 먼저 하이파이 플러스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정하는 기기입니다. 양질의 제품이고 G5 이미지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으로 캠플러스를 보죠. 그립감, 물리 버튼 등 사진 촬영에 도움이 되고 1,200mAh의 추가 배터리 또한 함께 붙어 있습니다.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우리는 이미 스마트폰 촬영에 익숙한 상태입니다. 굳이 캠플러스라는 기기를 따로 들고 다니거나, 두껍고 무거워지는데 스마트폰에 붙여놓고 다닐 필요가 없다는 게 사용자들의 생각입니다. 이런 배터리 추가 없이도 배터리가 엄청나게 오래 가는 삼성의 갤럭시S7이랑 비교해보면 좋겠군요.
360캠과 VR은 아직 기기 성공 가능성에도 의심이 가는 실험적인 제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VR은 그래도 최근 붐이 일고 있는 VR 컨텐츠들을 볼 수 있다는 가정 하에 괜찮다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360캠, 과연 우리가 실생활에서 쓸 이유가 있을까요? VR도 보급되지 않은 상황에서 360도로 카메라를 찍을 사람이 몇이나 될지 궁금하군요. 얼리어답터들도 몇 번 쓰다가 창고 속에 박아버릴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톤플러스는 그냥 이미 LG전자에서 인기를 끌고 있던 블루투스 이어폰 라인을 프렌즈에 껴 넣은 것입니다. 좋은 제품이긴 하나 삼성이나 애플 폰을 쓰는 사람들도 쓸 수 있죠. 굳이 이 제품때문에 G5를 살 일은 절대 없을 겁니다.

끝으로 롤링봇은 아직 출시조차 안했습니다. 이렇듯 불완전한 프렌즈들이기 때문에 그만큼 G5의 매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을겁니다.

  • 발목 잡는 품질 문제
여러 문제점들이 있다고 할지라도 품질 문제는 없어야 타 회사들과 경쟁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품질은 그 스마트폰의 완성도에 있어 가장 큰 영향을 미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A/S를 고려해서 제품과 회사를 선택할 정도로 제조사 입장에서 품질에 있어서만큼은 완벽을 기해야 합니다. 그런데 G5, 출시부터 화면밝기와 유격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유격 논란은 그렇게 큰 유격도 아니고 모듈형이기 때문에 괜찮다는 의견으로 쉽게 사그러드렀지만, 화면밝기 부분에서는 기사가 나올 정도로 논란이 되었고 아마 판매량 감소에 어느정도 영향을 주었으리라 생각합니다.
또한 최근 G5 몇몇 기기에서 소프트웨어 오류로 간헐적으로 LTE 통신이 안된다는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이런 부분들은 기업 신뢰에도 영향을 주는 부분이니 LG전자의 빠른 대처가 필요하지만 대처 또한 미흡함을 보인 적이 많아 아쉽습니다.

  • 사용에 편리한 디자인인가?
이번 G5는 그래도 심미적인 관점에서는 괜찮다는 말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디자인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이 없어보였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사용성에 있었습니다. 스마트폰 뒷면에 있는 지문인식 센서가 문제가 불편함을 야기한 것입니다. 솔직히 그냥 사용할 땐 괜찮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책상 위에 올려놓고 사용할 때, 지문 인식을 하려면 스마트폰을 뒤집거나 들어올려야 되는 수고가 발생합니다. 노크코드를 쓰면 된다고 하지만, 갤럭시나 아이폰은 홈버튼을 누르고 지문인식만 하면 바로 잠금이 풀리는 손 쉬운 잠금 해제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노크코드와 지문인식 두개를 다 사용해야 하는 G5, 전체적인 디자인은 괜찮지만 좀 불편한 건 사실입니다.

지문인식을 위해 폰을 뒤집어 둬야 하나?


  • G 브랜드, 지속 가능한 것일까?
저는 영원한 2인자, LG전자의 위기(링크) 라는 글을 작성하며 기업 이미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에는 G 브랜드의 이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았으면 합니다. G는 LG전자의 플래그쉽 스마트폰 라인입니다. 옵티머스 G에서 시작하여, 옵티머스라는 브랜드 이미지가 소모되었다는 판단 하에 옵티머스를 떼고 G로 변모하여 지금까지 약 4년 정도가 흘렀습니다. 그런데 G라는 브랜드는 계속 내려가고 있는 중입니다. 소비자들이 이미지, 즉 기업이나 브랜드에 대한 인식으로 제품을 구매한다고 생각했을 때, G라는 브랜드는 계속해서 망해가는 이미지로 비춰질 수 있습니다. 삼성이나 애플이 계속해서 넘버링을 하고 있는 것은 성공한 브랜드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LG도 G라는 브랜드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여 LG전자 스마트폰의 이미지를 다시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지 생각합니다.

  • 마케팅의 실패
LG전자의 마케팅 잔혹사는 유명합니다. 이번에도 LG전자는 제이슨 스타뎀이라는 세계적인 배우를 모델로 썼으나 결국 소비자들에게 난해한 광고로 인식되었습니다. 신기한 광고이긴 한데, 노래가 귀에 들어오긴 하는데, 제품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 이상한 광고였습니다. 고객에게 제품에 대한 인식을 심어줘야 하는 마케팅이 난해하다면 과연 제품이 눈에 들어올까요?(마케팅 부분은 동영상과 사진을 함께 하여 설명해야 하니 여기까지만 언급하고 다음 글에서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춤추는 아저씨(제이슨 스타뎀)만 기억나는 이상한 광고, 재밌지만 무엇을 광고한 것인가?



총체적 난국에 빠진 LG전자 MC 사업부, 탈출구는 없을까?

지금 같은 상황은 가히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고 말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생활가전과 같은 타 사업부의 선전으로 인해 MC 사업부의 부진이 희석되고 있지만, 3분기 연속 영업손실은 MC 사업부의 미래를 짙은 안갯속에 빠지게 만들었습니다. 정 안되면 작년에 돌았던 소문처럼 구글이나 타 기업에 MC 사업부를 팔아버리는 방법도 있겠으나, 스마트폰은 미래 IT 산업의 먹거리인 IOT의 코어 역할을 담당할 중요한 부분입니다. 만약 MC 사업부를 판다면 IOT에 있어서 주도권을 뺏기게 될 뿐만 아니라 종합가전회사인 LG전자의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입니다.

결국 스마트폰은 계속 생산하고 발전시켜야 합니다. 제 블로그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LG전자에 대한 애정으로 여러 개의 글을 작성했습니다. 그래서 LG전자가 더 이상 수렁에 빠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삼성과 함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자회사로 오랫동안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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