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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도가 가져온 승리, 삼성 갤럭시S7

JasperL 2016. 7. 8. 20:03

삼성전자 2016년 2분기 영업이익이 8조원을 돌파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기존에 선전하던 반도체 사업부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IM 사업부의 활약이 눈부셨다고 합니다. IM 사업부의 선전에는 당연히 1분기 말에 출시된 갤럭시S7가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예상 외 LG G5의 부진, 이유는 무엇인가?(링크) 에 이어서 갤럭시S7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승자 갤럭시S7(출처 : 삼성전자)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애플과 삼성, 그리고 LG)


이번 2분기 스마트폰 전투는 애플은 과거, 삼성은 현재를, LG는 미래를 택했다는 말로 표현하고 싶군요. 그냥 들으면 이해하시기 힘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전략을 각 시점에 맞춰 설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애플 : 과거의 영광을 찾아라

출처 : 애플


제일 먼저 애플입니다. 애플은 매년 9월에 메인 아이폰 시리즈를 출시해왔으나, 줄어드는 판매량과 1년 단위의 출시 스케쥴에 따른 공백을 메우기 위해, 드디어 그동안의 룰을 깨고 올해 처음으로 보급형 스마트폰인 아이폰SE를 출시했습니다. (아이폰5C는 보급형 스마트폰이지만 5S와 함께 나왔기 때문에 예외) 역시 애플은 생각부터 남다른 회사였습니다. 과거의 영광이었던 아이폰5S의 디자인을 그대로 사용할지 누가 알았겠습니까?


삼성 : 현재 고객이 중요시하는 것은?

출처 : 삼성전자


삼성은 내실을 다졌습니다. 솔직히 그동안 스마트폰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그리고 디자인에 있어서 혁신에 목마른 회사는 항상 삼성이었습니다. 그랬던 삼성전자가 달라졌습니다. 호평을 받았던 갤럭시S6의 메탈+글래스 디자인에 베젤을 줄였고, 가장 문제가 되었던 카툭튀를 없앴습니다. 변화가 별로 없었기 때문에 혁신보다는 개선정도에 머물렀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삼성은 개선을 허투루 하지 않았습니다. 철저히 소비자의 니즈를 분석하고 현재 고객이 중요시하는 스마트폰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고객이 스마트폰을 땅에 떨구고, 물에 빠뜨리는 문제가 발생하니 방수, 방진 설계를 통해 내구성을 보완하였고, 일체형 디자인의 단점으로 지목됐던 부분을 해결하고자 배터리 용량을 크게 늘리고 마이크로SD 슬롯도 집어넣었습니다. 또한 고객이 카툭튀를 싫어하니 카툭튀를 없앴고, 고객의 사진 취미 활동에 도움을 주기 위해 카메라 성능을 크게 늘렸습니다.

결국 삼성은 이런 제품 개선을 통해 승기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기존에 자신이 혁신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없애고 철저하게 고객 중심의 제품 개발이 빛을 발휘한 순간이 아닌가 싶습니다. 일단 삼성에 대해서는 여기까지 언급하고 나머지 LG를 얘기해보도록 하죠.


LG : 우리는 혁신을 만들어내야 한다

출처 : LG전자


반면 LG는 혁신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쌓여 제품을 만든 것 같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LG의 G5는 최초의 모듈형 스마트폰이라는 타이틀을 따냈으니 혁신적인 제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가 이전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LG는 소비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보다 자신들의 혁신적인 기술 뽐내기에 급급하며 소비자들이 원하는 스마트폰 개발에 실패했습니다. 자신들이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그리고 소비자들은 그 미래를 따라오면 된다고 믿었기 때문에 벌어진 결과물이 G5의 부진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소비자 : 어설픈 변화보다는 안정을


각 제조사들이 저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동안 고객은 어떤 생각을 가졌을까요? 기업에서 혁신, 혁신을 부르짖는 것처럼 소비자도 변화를 원했을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소비자들은 변화보다는 안정을 원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삼성의 승리로 나타난 것이죠.


그동안 스마트폰은 우리에게 끊임없는 혁신을 가져다주는 제품이었습니다. 특히, 2007년 공개된 아이폰은 스마트폰 혁명을 일으킨 혁신의 아이콘으로 우리와 함께 했습니다. 하지만 최초의 혁신이었던 아이폰이 출시된지도 9년이 다 되어 갑니다. 계속 성장할 것만 같았던 스마트폰 시장은 시장 둔화가 시작되었습니다. 스마트폰도 성숙기에 접어든 다른 제품들처럼 평범한 제품이 된 것입니다.


이와 동시에 기술의 발전속도는 느려졌습니다. 스마트폰 초기에는 기술의 발전속도에 따라 스마트폰의 차별화가 가능했다면, 현재는 웬만한 제품은 상향평준화가 되어 차별성이 떨어지는 상황입니다. 이와 동시에 소비자들은 더이상 스마트폰을 혁신이라고 생각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문제 없이(발열이나, 꺼지거나, 느리거나) 인터넷을 하고 사진을 찍고 음악을 듣고 게임을 할 수 있으면 좋은 스마트폰입니다. 오히려 어설픈 변화는 독이 된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G4, G5와 갤럭시S5와 같은 제품들을 통해 알 수 있죠.


이번 갤럭시S7의 성공도 소비자들의 이런 성향이 나타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갤럭시S7은 큰 변화는 없지만 완성도 있는 제품으로 우리 앞에 나왔습니다. 많은 변화가 있었던 G5보다 눈에 띄이진 않았지만 안정성을 바탕으로 인기몰이를 할 수 있었죠. 결과에서 보이듯이 소비자들은 안정을 택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오늘을 살았다


출처 : 영화 아저씨(캡쳐)


영화 '아저씨'에서 원빈은 '난 오늘만 산다. 내일만 사는 놈은 오늘만 사는 놈한테 죽는다.'라는 대사가 있습니다. 영화와 맥락이 좀 다르지만, 지금의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오늘(현재)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 승리자가 될 수 있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삼성전자는 오늘을 살며 승리자가 될 수 있었습니다. 이와 반대로 현재보다 미래를 생각하는 회사는 혁신만을 생각하다가 고객의 니즈를 망각하기 쉽습니다. 고객의 니즈를 무시한 제품은 실패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지 않나요?



앞으로의 전망 : 품질, 가격, 브랜드가 결정한다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스마트폰 시장은 다른 일반적인 공산품 시장과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갈 것입니다. 기술적 혁신으로 인한 차별화보다는 품질, 가격, 브랜드 이미지에 따라 경쟁력이 결정되는 상황이 조성될 겁니다. 품질 면에서는 스마트폰 교체주기가 길어지는 상황에 따른 내구성을 갖추고, 오류가 나지 않고 기본 기능에 충실한 스마트폰 제작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가격에서는 원가절감을 통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브랜드 이미지는 기업과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 정립을 통해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물론 피쳐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변화한 것처럼 거대한 변화가 일어난다면 다시 기술의 중요성이 강조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품질, 가격, 브랜드에서 경쟁력 확보를 통해 보수적인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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