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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칼럼/마케팅

브랜드 마케팅 vs 퍼포먼스 마케팅

JasperL 2017. 1. 9. 08:30

이전 글에서 스타트업이 마케팅하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전통적인 브랜드 마케팅과는 다른 '퍼포먼스 마케팅'이라는 마케팅 기법에 대해서 소개했습니다. 하지만 이 둘의 개념 차이와 방법의 차이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 브랜드 마케팅과 퍼포먼스 마케팅에 대해 좀 더 심도있게 다뤄보고자 합니다.







전통적인? 브랜드 마케팅

브랜드 마케팅은 광범위한(타겟팅된) 사람들에게 브랜딩을 통해 이미지(인식)를 심어주는 마케팅 방법입니다. 스타트업이 마케팅하는 방법 : 퍼포먼스 마케팅(링크)에서 다뤘던 것처럼 브랜드 마케팅은 전통적인 마케팅 영역이라고 말할 수 있죠.


제가 배운 마케팅 책입니다.


우리가 대학교에서 배우는 마케팅 과목은 보통 이 브랜드 마케팅을 기반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3C, STP, 4P 등 마케팅을 배웠다고 하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내용을 토대로 회사와 제품을 브랜딩합니다. 이런 마케팅 방법은 우리가 마케팅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의 마케팅 개념이 성립된 이래로 지금까지 기업 마케팅 활동의 근간이 되어왔습니다.



브랜딩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누구에게 무슨 의미를 전달할지 찾는 과정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 그리고 우리의 제품은 어떤 제품이며 누구에게 어떤 의미를 제공할 수 있는지 치열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이런 과정 없이 진행되는 마케팅은 마케팅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제품 판매나 프로모션(촉진) 활동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브랜딩 없는 판촉 활동은 고객에게 일관된 인식을 심어주지 못하고 결국 표류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이런 마케팅의 기본을 지키지 않는 마케팅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퍼포먼스 마케팅이라는 녀석입니다.



퍼포먼스 마케팅의 등장

퍼포먼스 마케팅은 IT를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이라는 새로운 기업의 형태가 세상에 나오면서 등장했습니다. 그러나 설립된지 얼마되지 않은 스타트업이 전통적인 브랜드 마케팅을 하기란 굉장히 힘든 일이었습니다. 돈을 뿌려서 고객을 획득하는 게 바로 마케팅 활동이었기 때문이죠.


스타트업은 이런 과정을 겨우 몇 명이서 해결하는게 부지기수이죠.


당장 직원들의 임금을 주기도 빠듯한 스타트업이 당장 매출로 측정되지 않는 마케팅을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었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마케팅이라는 학문은 ROI를 측정하려고 노력하지만, 그 효과를 측정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죠. 지금 당장 수입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도 모르는데, 마케팅에 많은 돈을 투자하는 것은 스타트업에겐 불가능한 얘기였습니다.


그래서 스타트업들이 찾은 수단이 바로 퍼포먼스 마케팅입니다. 인터넷이 개발된 이래로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마케팅 채널이 생긴 것은 다들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이 마케팅 채널은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온라인을 이용하여 오프라인보다 비교적 많은 다수의 사람들에게 저비용으로 기업과 제품을 알릴 수 있는 수단이라고 할 수 있죠.


우리가 온라인을 탐험할 때,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쌓입니다.


퍼포먼스 마케팅은 이런 온라인 채널에서 쌓이는 데이터를 활용하여 기업과 제품에 대한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고 개선시키는 마케팅 기법을 의미합니다. 고객의 행동을 연구하고 어떻게 해서든 저렴한 비용으로 고객이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게끔 하는게 바로 퍼포먼스 마케팅의 핵심입니다.


현재, '스타트업 = 퍼포먼스 마케팅'이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퍼포먼스 마케팅은 스타트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지고 행해야 하는 마케팅 기법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정리하고 나니 조금 의문이 듭니다. '스타트업은 퍼포먼스 마케팅', '대기업은 브랜드 마케팅', 이런 식으로 기업의 크기에 따라 마케팅 기법이 나뉘는 걸까요?



퍼포먼스 마케팅 들여다보기

일단, 위에서 설명드린 것처럼 퍼포먼스 마케팅은 인식(이미지)을 기반으로 하는 일반 브랜드 마케팅과는 다르게 행동을 읽고 그 다음 행동을 유도하는, 철저히 행동 중심적 마케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who(누구에게)-what(무엇을)-how(어떻게)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일반 브랜드 마케팅과는 다르게, how 만을 끊임없이 분석하고 바꿉니다.


브랜드 마케팅이 고민해야 할 것들


퍼포먼스 마케팅의 힘을 직접 경험하거나 믿는 사람들은 이런 마케팅 방법이 고객의 본질을 꿰뚫은 것이기 때문에, 스타트업이 초기에 고객을 모으기 위한 가장 확실한 수단이라고 자신합니다. 그러나 과연 who-what 부분이 빠져버린 이런 마케팅 방법이 정상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사실 퍼포먼스 마케터에겐 우리의 이런 물음이 잘 이해되지 않는 질문입니다. 그들은 당장 하루하루 성장하기 위해 how를 생각하기도 벅찬 상황이죠. 대신 who나 what은 스타트업의 CEO나 기획자들이 철저하게 고민해서 내놓은 상품 또는 서비스가 그들의 who-what을 대신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CEO나 기획자들이 who-what을 생각했다고 해도 다 끝난 것은 아닙니다. 퍼포먼스 마케터들이 믿는 구석이 따로 있죠. 바로 그들이 how를 개선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who-what이 찾아진다는 생각입니다. 수없이 how를 수정하다 보면 who-what 없이도 고객에게 잘먹히는 기업과 상품이 될 수 있다는 말이죠.


말로만 들으면 굉장히 그럴싸해보이는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가 과연 정답이라고 할 수 있을지 계속 살펴보도록 하죠.



마케팅과 소개팅의 상관관계

마케팅은 소개팅이랑 비슷합니다. 갑자기 왠 뚱딴지 같은 소리냐구요? 그렇지 않습니다. 마케팅은 기업과 고객의 사이의 소개팅이라고 할 수 있죠. 아 물론, 거의 기업 쪽의 일방적인 구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제가 소개팅에 대해 말한 이유는 바로 마케팅이 이미지를 심어주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편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소개팅에서 늘 상대방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죠. 그러나 상대방을 항상 만족시켜주는 것은 아닙니다. 첫인상이라는 말처럼 처음부터 좋지 않은 인식을 갖고 있는 상대방에게 나를 어필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습니다.


그럼 문제입니다. 외모는 같다는 과정 하에 다음 중 어떤 사람이 매력적으로 보일까요?


첫째, 자신의 철학이 확고하고 내면적으로 성숙해서 상대방을 보듬어줄 수 있는 사람

둘째, 자신의 철학이 없어서 유행 만을 좇아 남들을 따라하려고 노력하는 사람


당연히 첫째겠죠. 물론, 첫 번째 사람의 성격과 내 성격이 맞지 않아서 그 사람이 싫을 가능성도 있지만, 두 번째 사람보다 그 가능성이 현저하게 떨어질 겁니다. 자신 만의 철학을 갖고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이 싫을 이유는 그렇게 많지 않을 겁니다.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나이키에 열광하는 것은 그들의 제품이 훌륭하다는 이유 뿐만 아니라, 'JUST DO IT'이라는 울림을 만들어내는 기업 철학 덕분입니다. 이것은 나이키의 마케터들이 나이키의 고객과 제품에 대해서 수도 없이 생각하고 고민한 끝에 만들어낸 결과물입니다. 이 결과물의 도움으로 나이키는 운동화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습니다.(이 마케팅 캠페인이 시작된 1988년, 나이키의 운동화 시장 점유율은 18%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나이키의 오늘을 만든 슬로건


만약 나이키가 이런 철학 없이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을까요? 천만에요. 저는 기업이 고객에게 사랑받기 위해 자신의 존재 이유와 가치를 끊임없이 어필해야 하는 숙명을 가진 존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브랜드 마케팅과 퍼포먼스 마케팅은 선택지가 아니라 함께 해야 하는 것

답은 나왔습니다. '브랜드 마케팅은 대기업', '퍼포먼스 마케팅은 스타트업', 이런 이분법적 사고는 마케터에게 독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스타트업에서 커리어를 처음 시작하는 퍼포먼스 마케터들은 이 같은 사고 방식에서 벗어나야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 첫 번째 걸음은 바로 우리 기업이 어떤 기업인지, 무엇때문에 만들어졌는지 고민하는 시간입니다. 정말 하루 하루가 급하고, 성장이 필요해도 이 과정은 꼭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기업 입사지원서를 쓸 때 지원동기에 대해 쓰는 것처럼, 회사가 고객에게 어떤 것을 줄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마케터는 이런 과정을 통해 기업에 대해 이해하고 비로소 고객에게 전달할 가치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됩니다. 여기서 확인된 가치가 일관된 목소리로 고객에게 전달될 때 그게 바로 기업의 브랜드가 성장하는 과정이겠죠. 이렇게 만들어진 기업의 브랜드가 가지는 힘은 엄청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레노버, 화웨이 등의 기업에게 막연히 갖게 되는 부정적인 이미지는 '중국'이라는 브랜드가 작용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차근차근 성장해나가는 스타트업에게도 브랜드가 필요하고, 마케터 또한 이 부분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해야 합니다. 이는 바로 퍼포먼스 마케팅을 하면서도, 컨텐츠 마케팅을 하면서도, ATL과 BTL을 관리하면서도 마케터들이 견지해야 하는 자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다음은 참고 글이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성과 측정과 디지털 마케팅의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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