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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칼럼/금융

국민연금 50%? 고갈되는 게 맞을까?

JasperL 2015. 5. 27. 16:33

저는 정치에 관심이 없습니다. 관심이 없다기보다 참 싫어합니다. 투표는 항상하지만, 서로 싸우기만 하는 정치에 신물이 납니다.

 

그런데 이번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끼어 넣은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 변경 논란에 대해서는 관심이 갑니다. 아르바이트 잠깐 한 것을 제외하곤 아직 국민연금 보험료를 내지도 않고, 국민연금을 받을 나이는 더더욱 아닙니다만, 이번 논란에는 너무나도 관심이 갑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에 대해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국민연금이란?

국민연금은 다들 아실겁니다. 간단히 봉급에서 일정 금액(현행 9%)을 보험료로 징수하여 기금을 관리하여 후에 연금을 주는 제도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기금을 관리하면서 주식에도 투자하고 채권에도 투자하는 등 각종 투자를 통해 일정 수익을 내는데요. 이자율이 높았던 옛날에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었고, 또한 애를 많이 낳았기 때문에 화수분과 같은 개념으로 생각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저출산과 인구고령화로 연금을 받는 사람은 늘어났고, 내는 사람은 줄었습니다. 더군다나 이자율과 경제성장률이 낮아져서 옛날처럼 기금에서 고수익이 나지도 않습니다. 결국 화수분 신화는 물건너갔고 고갈만 바라보게 된 것이죠.

 

 

논쟁이 발생한 이유는?

논쟁은 야당에서 소득대체율을 올리자는 주장을 폈기 때문에 발생했습니다. 현재 40%의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려 복지국가로 나아가자는 의견이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나중에 경제활동을 못할 나이가 됐을 때, 돈을 많이 받으면 좋겠죠. 하지만 돈을 많이 받으려면 돈이 많아야 됩니다. 없는 돈에서는 줄 수 없기 때문에 더 많은 돈을 거둬야 되는게 맞는 말입니다.

 

논쟁은 여기서 발생했습니다.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리면 야당은 보험료를 1%만 올리면 된다고 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 여당과 정부는 50%로 올렸을 때 1700조나 더 든다는 얘기를 하면서 반대를 했습니다. "국민연금이 2060년에 고갈이 될 것이다. 그 이후는 어쩌겠느냐?" 하면서 서로 목의 핏대만 드러냈죠. 같은 통계적 수치를 놓고 서로 다른 주장을 펴면서 국민을 혼란에 빠뜨린게 지금까지 우리 정부와 정치인들이 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갈은 됩니다.

국민연금이 고갈되는 것은 맞습니다. 위에서 얘기했듯이, 인구구조 상 무조건 고갈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물론 인구구조가 개선되고 젊은 사람들이 너도 나도 애를 낳는다면? 고갈이 안 되고 지속될지도 모르겠지만, 그건 꿈과 같은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적게 내고 많이 받는 현 상태의 국민연금이라면 아무리 투자의 신 워렌 버핏 할아버지가 온다고 해도 고갈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고갈이 되는 것을 가정했을 때, 고갈 이후의 상황을 가정하는 것은 끔찍합니다. 고갈 이후부터는 직접적으로 세금을 내서 고령층을 부양해야되는 상황이 될 것이고, 역피라미드식의 인구구조에서 청년층은 엄청난 세금을 맞이할 것임이 분명합니다.

 

 

저의 의견은..

지금 돈을 조금 내면 나중에 많이 주겠다라는 식의 국민연금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국민연금은 불완전한 제도입니다. 국민연금은 적립식이기 때문에 적립된 돈으로 투자를 하여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인구구조가 받쳐주지 않으면 언젠간 무너질 제도입니다. 특히 지금과 같이 급격하게 인구구조가 바뀌어가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지속될 수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적절한 보험료 인상없이 무리하게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린다는 것은 그 고갈 시점을 더욱 앞당기는 상황을 초래할 것입니다. 야당이나 복지국가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앞으로 보험료를 차근차근 인상하면 되는 것이고, 시행을 하다가 나중에 고갈 시점이 정말 앞당겨지면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그 때 소득대체율을 내리던지 보험료 인상을 하면서 해결해나가면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렇게 차근차근 해결해나가는 것에 대한 의문을 제기합니다. 지금까지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대타협은 커녕 정쟁에 막혀 개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입니다. 지금 소득대체율을 올려서 더 많은 돈을 주는 것을 싫어할 고령층은 그리 많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나중에 국민연금이 고갈되고 소득대체율을 줄이거나, 또는 부과식으로 세금을 때린다고 가정해보면 그때는 폭동이 일어날 것입니다. 돈을 주는 것은 쉽지만 받는 것은 어렵습니다. 이런 상황에 차근차근 해결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제게 경제를 너무 비관적으로 보는 것 아니냐고 물어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금 현재 청년층 실업률이 10%가 넘었고 이 상황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지금 취업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돈이 없어서 결혼을 할 연령을 놓친다고 가정했을 때, 앞으로 결혼율과 출산률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 경제는 당연히 침체되겠지요. 세계의 엔진이라던 중국도 뉴노멀을 외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가보지 못한 길을 걸어가야 되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 마냥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고 긍정 에너지를 내뿜는 것이 더 어리석은 것이 아닐까요?

 

그래서 저는 차라리, 정치인들도 언급한 바 있는, 기초연금을 건드리는 게 어떨까 생각합니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지금 상태로 놓거나 줄이고, 그 나머지를 기초연금으로 메꿔서 소득대체율을 맞추는 방법입니다. 기초연금은 당장 세금으로 사용되는 부분이니 사회적으로 공론화시키기 더 수월한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또 뻥을 쳐서 미래 세대에 짐을 지우는 것이 아닌 현 세대의 고령층은 현 세대가 맡는다는 생각을 국민들에게 자연스럽게 심어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굉장히 어려운 주제지만,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개혁이 늦어질수록 폐해는 쌓여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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