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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기를 막는 FDS(Fraud Detection System)란? 핀테크의 핵심! 본문
지난 포스팅에 이어 핀테크 발전의 핵심으로 꼽히고 있는 FDS(Fraud Detection System)를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영국에서 겪은 일 입니다.
저는 영국으로 어학연수를 다녀왔습니다. 영국에 있으면서 HSBC라는 영국의 은행을 이용했는데, 우리나라로 치면 체크카드와 같이 자유입출금식 통장에 돈을 넣어두고 그 금액만 사용하는 Debit Card를 사용하였습니다.
어느날 저는 친구들과 함께 이탈리아 여행계획을 짜면서 친구들의 비행기표를 한꺼번에 결제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이용한 항공사가 저가항공이었기 때문에 자리를 붙여 앉으려면 한꺼번에 결제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결제가 다 진행되고 분명히 영수증까지 뽑고 잠이 들었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날 생겼습니다. 토요일이라서 저는 분명히 신나게 잠을 자고 있었는데 정오쯤 갑자기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전화를 급히 받으니 무슨 인도인이 영어를 쓰며 이것 저것 물어보더군요. 솔직히 잘 못알아들었습니다.
대화는 이랬습니다.
은행원 : HSBC은행인데, 뭐좀 확인할게.
나 : 응
은행원 : 너 비행기표 구매한거 맞아?
나 : 응
은행원 : 너 세인즈버리(마켓)에서 물건 산거 맞아?
나 : 응
은행원 : 그럼 너 생일이 어떻게 돼?
나 : 음.. 잠깐만.. 89년 9월... 어버버버...
은행원 : 아 알았어. 일단 너 결제에 수상한게 있어서 카드 정지해놨거든? 은행와서 풀어야돼. 그럼 좋은 주말 보내~
나 : What?!
정말 당황스러웠습니다. 자다가 일어나서 비몽사몽인데 날짜를 물어보니 기억이 가물가물하더군요. 그리고 영국에서는 21st of February와 같이 날짜를 말하기도 해서 그걸 써먹으려다가 폭삭 망했습니다. 결국 비행기표 미결제는 물론이거니와 카드가 정지되어 주말 내내 고생했습니다.
이게 바로 제가 처음 경험한 FDS였습니다. 비록 저는 이 시스템 때문에 고생을 했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정말 좋은 시스템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식으로 사기를 당해도 바로 정지하고 손해를 입어도 은행에서 모든걸 보상해준답니다.
FDS(Fraud Detection System)란?
FDS는 Fraud Detection System의 약자로 영어 그대로 해석하면 사기 탐지 시스템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부정사용방지시스템,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 등으로 불리는데요. 말 그대로 정상적인 거래가 아닌 비정상적인 거래를 잡아내어 거래사기를 막을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이 시스템을 활용하기 때문에 선진국형 보안 시스템이라고도 불립니다. 금융사들이 각자 자신만의 FDS를 도입하여 이상 금융거래 행위를 탐지하고 잡아냅니다. 만약 손해를 입어도 그 손해는 고객에게 전가되지 않는 고객 친화적인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왜 FDS가 없나?
우리나라는 정부 주도로 금융 산업이 발전해왔기 때문에, 보안 시스템 또한 정부의 주도로 공인인증서와 Active X를 이용한 보안프로그램을 통해 관리되어 왔습니다. 금융사들은 그렇기 때문에 굳이 정부에서 시키지 않는 각자 자신의 FDS를 구축할 필요가 없었던 겁니다. 오히려 FDS 구축에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지금도 잘 돌아가고 있는 시스템을 바꾸고 싶지 않았던 겁니다.
또한 우리나라는 전반적으로 보안 인력 등 컴퓨터에 관련된 인력들에 대한 처우가 엄청나게 낮은 편입니다. 특히 금융권은 컴퓨터 시스템은 단순히 도구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해서 지금까지 안일하게 대처한 게 사실입니다. IT 강국이라는 이미지와는 다르게 컴퓨터를 통한 변화에는 보수적인 아이러니한 나라가 우리나라입니다. 최근 몇년간 디도스 해킹과 같은 여러 사건들이 발생한 게 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피할 수 없는 현실, FDS
위에서 FDS의 장점을 알아서 잘 탐지하고 잡아내는 것, 그리고 고객에게 손해를 전가시키지 않는 것이라고 말씀드렸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들에게 보안프로그램 설치 등 요구하는 부분이 없기 때문에 손쉬운 간편결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에 있습니다. 핀테크의 핵심이라고 불리는 것도 이 장점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FDS가 제대로 구축이 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각자가 알아서 공인인증서를 갖고 결제하는 복잡한 결제 시스템을 갖고 있습니다. 미국의 페이팔, 중국의 알리바바 등 외국의 대형 간편결제 서비스 기업들이 우리나라를 눈독 들이고 있는 지금, 더 이상 FDS를 외면하곤 살아남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사용자들은 불편한 시스템을 이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죠.
이제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인 FDS, 우리나라 정부와 금융사들이 어떻게 대처할 지 궁금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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