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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칼럼/금융

핀테크는 이렇게 하면 망한다

JasperL 2015. 1. 18. 22:36

제가 이렇게 자극적인 제목을 쓴 이유는 오늘 신한카드의 Smart 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다가 불편을 겪은 일 때문입니다. 제가 겪은 불편으로 핀테크와 서비스에 대해서 느낀 점을 말씀드려보겠습니다.


저의 기존 서비스 이용 행태

저는 평소에 신한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사용하면서 그 계좌와 연결된 신한카드를 주로 사용해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신한카드의 온라인 결제 시스템도 지금까지 계속 사용해왔습니다. 각 카드마다 결제 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에 신한카드도 신한카드 고유의 온라인 결제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신한카드의 온라인 결제 시스템을 설명하자면,


일반 결제 : 카드 정보 + 일반 결제 비밀번호를 통해 결제를 진행합니다. 카드정보를 알고 있어야 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Smart 결제 : 일반 결제에서 카드정보를 알아야 한다는 불편을 없애고자 신한카드에서 만든 결제 시스템입니다. Smart 결제에 등록하면 Smart 결제 ID와 주민등록번호 뒷자리의 입력 + SMS 인증을 통해 결제를 쉽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2011년에 출시했습니다.

신한 앱카드 결제 : 신한카드에서 2013년에 출시하여 밀고 있는 새로운 결제 시스템입니다. 스마트폰에 앱을 깔고 그 앱에 카드 정보를 저장한 후 결제 할 때마다 그 앱에서 인증하는 형태입니다. 6자리 숫자로 구성된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인증이 끝납니다.

위와 같은 세 종류의 결제 시스템이 존재합니다. 기존에도 결제 시스템이 여러 개로 나뉘어 혼란이 있었지만 저는 Smart 결제를 지속적으로 사용해왔습니다. 신한카드에서 앱카드를 새로 나온 서비스니깐 편리하다고 광고하고 이벤트를 진행해도 굳이 그 앱을 제 폰에 설치하는 것 자체가 귀찮았기 때문입니다. PC든 스마트폰이든 Smart 결제를 사용하는 부분에서 불편한 점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사용해올 수 있었습니다.


왜 갑자기 공인인증서가 필요한겁니까?

문제가 발생한건 제가 어제 Smart 결제를 통해 스마트폰으로 결제를 진행하다가 갑자기 본인인증을 SMS + 공인인증서로 진행한다는 부분을 본 이후부터 입니다. 스마트폰에 공인인증서가 따로 저장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결제 진행 자체가 불가능하였습니다. 계속 결제를 진행하려니 공인인증서를 설치하기 위해서 스마트신한이라는 앱을 깔라는 알림이 떴습니다. 저는 결국 결제를 그만두었습니다.

기존에는 SMS만을 통해 인증이 되던 부분이 교묘하게 바뀌었습니다. 지금도 PC로 접속하면 SMS만으로 결제가 진행됩니다. 물론 30만원이 넘어가는 고액에서는 공인인증서를 사용하라는 정부의 제도 때문에 필히 공인인증서를 사용해야 하지만, 제가 진행한 결제는 겨우 7000원 남짓되는 결제였습니다. 평소에 SMS로 손쉽게 사용하던 결제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니 짜증이 잔뜩 나기 시작했습니다.


핀테크는 이렇게 하면 망한다

솔직히 제가 너무 민감하게 받아들였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저런 상태의 서비스라면 다른 서비스에 얼마든지 잠식 당할 수 있고, 결국에는 망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유는 바로 핀테크의 본질이 '서비스'라는 데 있습니다. 서비스 산업의 특성 상 보다 편한 서비스가 나오면 불편한 서비스는 망할 수 밖에 없습니다. 단순하게 '테크'라는 말에 현혹되어 기술적인 진보에 목을 메어서는 안되겠습니다. 기술의 진보 또한 사람이 먼저라는 생각을 가지고 이뤄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저는 평소에 개인적으로 IT에 관심이 많고 빅데이터에 관심이 많아서 신한카드가 빅데이터를 경영에 활용한다는 얘기를 듣고 얼마나 반겼는지 모릅니다.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신한카드는 제가 오늘 겪었던 불편과 같은 상황을 만드는 게 얼마나 무서운 지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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