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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小토리, 실패가 예상되는 카카오의 승부수

JasperL 2016. 8. 1. 11:48



최근 TV에서 재미난 광고를 봤습니다. 가수 장기하의 중독성 있는 노래로 시작하는 카카오스토리의 광고였습니다.



SNS가 TV 광고에서 다뤄지다니 정말 신기했습니다. 지금까지 SNS 광고를 TV에서 본 것은 카카오스토리의 광고가 처음인 것 같네요. 왜 카카오스토리는 SNS 중 처음으로 TV 광고를 시작하게 됐을까요?


그래서 오늘은 카카오스토리 대한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한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스토리는 2012년 3월 23일, 카카오톡으로 우리나라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평정한 카카오가 출시한 SNS입니다. 출시 당시부터 카카오톡의 점유율을 바탕으로 빠르게 세를 넓혔고, 3개월 만에 가입자 수 2,000만 명 돌파, 5개월 2,500만 명을 돌파하며 국민 SNS의 저력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카카오스토리가 다른 SNS와 차별성을 가졌기 때문에 이런 가입자 수를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사실 카카오스토리는 단순히 카카오톡에서 사진을 공유하는 앨범 시스템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이미 이미지 기반 SNS로 인기를 끌고 있었던 인스타그램과 비슷한 서비스였기 때문에 차별성이 떨어졌죠. 결국 카카오스토리가 성공적으로 가입자 수를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나라 시장을 독점하고 있었던 카카오톡의 힘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쨌거나 카카오스토리는 카카오톡을 등에 업고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습니다.



카카오스토리에게 문제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성공한 SNS의 TV 광고를 본 사람이 있으신가요? 저는 우리나라에서 SNS가 광고된 사례는 네이버의 라인이 유일한 것으로 기억합니다(적어도 제 기억에는 그렇습니다). 솔직하게 말해서 네이버가 TV라는 매체를 통해 라인을 광고한 이유는 우리나라에서 라인이 힘을 못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모바일 메신저 시장은 위에서 말했듯이 카카오톡이 지배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네이버와 라인에 대한 이미지를 개선시키고자 TV 광고가 제작된 것이죠.


네이버 라인의 TV 광고


그런데 카카오스토리가 갑자기 마케팅을 시작했습니다. 카카오톡을 통해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한 것 같았던 카카오스토리가 TV 광고를 제작했다는 것은 카카오스토리에게도 무엇인가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멀쩡하게 잘 되는 것처럼 보였던 카카오스토리, 과연 어떤 문제가 생겼길래 마케팅을 시작하게 되었을까요?



이용자층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기존에 카카오스토리는 2, 30대를 제외한 연령층의 고른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 이용자층에 변화가 생기고 있습니다. 바로 저연령층인 10대 이용자들의 이탈이 시작된 것입니다. 어느 날 고등학생인 제 동생에게 어떤 SNS를 쓰는지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동생은 당연히 페이스북을 쓴다고 답했고, 카카오스토리는 왜 안하냐는 제 물음에 아재들만 쓰는걸 내가 왜 쓰냐고 도로 묻더군요. 그땐 단순히 동생의 개인 의견일 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조사기관들의 보고서를 봤더니 이런 변화가 사실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모바일 앱 전문 통계 서비스인 앱랭커에 따르면 카카오스토리의 10대 MAU(월간 활성 이용자 수)가 출시 초기에 비해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오히려 20대 보다도 낮은 MAU를 기록했습니다. 그동안 10대는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타 SNS로의 이동이 두드러졌습니다.



저연령층의 이탈은 문제


저연령층의 이탈이 두드러졌다고 해도, 아직 MAU 기준으로 우리나라 1위 SNS는 카카오스토리입니다. 장년층과 노년층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죠. 하지만 이런 이용자층의 분리 구도는 카카오스토리에게 득이 되지 않습니다.


사실 월간 이용자를 살펴보는 MAU 기준에서 살펴보면 페이스북은 카카오스토리의 상대가 되질 못합니다. 그러나 시간 당 이용자 수와 일 평균 실행 횟수를 보면 페이스북이 카카오스토리보다 월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App Ape 자료) 저연령층이 많이 사용하는 페이스북이 고연령층의 카카오스토리보다 더 많이 실행되고 이용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자료를 보면 저연령층이 고연령층보다 SNS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죠.


카카오스토리의 입장에서 보면 질 높은 고객은 SNS를 열정적으로 이용하는 저연령층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고연령층이 없는 것보다는 낫지만 열정적인 저연령층만큼 도움이 되진 않죠. 그래서 저연령층의 이탈은 카카오스토리에게 독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더군다나 지금 현재 SNS 이용 추세가 지속된다면, 카카오스토리는 신규 이용자를 유치하지 못하고 이용자의 고령화를 겪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카카오는 소토리친구들이라는 독특한 캐릭터와 장기하의 노래로 저연령층을 겨냥한 마케팅을 시작합니다. 카카오小토리라 이름 붙은 이 마케팅 활동은 소소한 이야기를 할 공간이 없다는 가정 하에 펼쳐집니다. 카카오스토리가 소소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적격의 장소라는 것이죠. 일단 반응은 괜찮습니다. 광고 영상과 캐릭터가 화제가 되고 있죠.




하지만 카카오스토리에 소소한 이야기를 하기엔 꺼림칙...


그러나 카카오스토리가 저연령층을 끌어들일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카카오의 마케팅은 마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소소한 이야기를 할 수 없는 장소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오히려 카카오 측에 과연 카카오스토리가 소소한 이야기를 하기 쉬운 장소인지 질문하고 싶습니다.


카카오스토리는 카카오톡에 등록된 모든 사람들과 친구를 등록하기 쉽습니다. 바꿔 말하면 친하지 않은 사람들이나 부모님, 친척 어르신, 그리고 회사의 상사와 같은 사람들까지 카카오스토리의 잠재적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죠. 카카오스토리는 특히 40대 이상의 장년층, 노년층의 사용이 활발한 SNS입니다. 저연령층들이 자기 세대 만의 소소한 이야기를 하기에는 카카오스토리가 부적절한 장소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카카오스토리보다는 어른들의 수가 적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저연령층이 사용하기에 더 적당하다고 할 수 있죠. 물론 부모님과 같은 어른들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을 사용할 확률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카카오스토리만큼 그 비율이 높진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젊은이들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소소한 이야기를 하겠죠.



전 연령층이 함께 쓰는 SNS는 존재하기 힘들다


이런 SNS 간의 세대차이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현상입니다. SNS의 종주국(?)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에서조차 전 연령층이 고르게 사용하는 SNS는 존재하기 힘듭니다. 세계 1위 SNS인 페이스북이 전 연령층이 함께 사용하는 SNS처럼 보였으나, 현재 미국의 저연령층은 스냅챗을 많이 사용하는 상황이죠.


미국의 저연령층이 많이 사용하는 스냅챗


비록 우리가 같은 인간 그리고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국민이라는 동질성을 갖고 있지만, 한 세대와 다른 세대가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았다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세대 별로 각기 다른 감정이나 가치관을 가지고 있죠. 이런 세대차이는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세대차이를 극복하는 방안 또한 이런 차이를 자연스러운 것으로 규정하고 서로를 이해하려는 행동에서 출발하게 되죠.



카카오小토리 마케팅은 실패할 것이다


카카오는 이런 세대차이를 인지하지 못한 것처럼 보입니다. 젊은층이 나가고 있으니 젊은층을 잡아야 한다는 단편적인 생각으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마치 어플리케이션만 만들어온 컴퓨터 공학도가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할까요?


그래서 저는 카카오스토리의 마케팅이 실패로 끝날 것이라 생각합니다. 카카오스토리는 이미 장년층과 노년층이 사용하는 SNS로 그 이미지가 굳어졌습니다. 그들과 세대차이가 존재하는 저연령층이 소소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 카카오스토리에 진입할 이유는 없을 겁니다.


개인적으로 카카오에게 변화를 인정하라고 하고 싶군요. 카카오스토리의 변화(저연령층의 이탈)는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저연령층을 억지로 잡아놓기 위해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은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죠. 차라리 변화를 인정하고 저연령층을 잡기 위해 스냅챗처럼 톡톡튀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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