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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급 공무원 단기합격의 비밀 : 소크라테스와 철학?

JasperL 2016. 8. 18. 08:00

최근 제가 자주 방문하는 네이버 카페에 글 하나가 올라왔습니다. 글 제목은 무려 '9급 공무원 단기합격의 비밀'이었습니다. 최근 취업난이 심해지면서 9급 공무원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죠.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반 사기업 취직이 어렵고 쉽게 잘린다는 말이 많아 공무원도 생각해봐야 되나 고민 중에 있습니다. 그런데 저런 글이 올라온 겁니다. 학원 광고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댓글이 900개가 넘게 달린 그 글을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그 글을 읽어보니 학원 광고는 아니더군요. 오히려 신선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정말 단기합격 비법에 대한 글을 써놨더라구요. 9개월만에 수도권 9급 교육행정직에 합격했다고 인증한 주인공이 쓴 그 글의 요지는 바로 철학에 답이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제가 직접 경험한 것이 아닌 타인의 이야기를 통해 구성한 글입니다. 이를 어느정도 감안하고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고의 폭과 깊이를 성장시키는 철학

9개월만에 9급 공무원에 합격한 그 글의 주인공이 9급 공무원이 되기 위해 한 일은 하나였습니다. 바로 플라톤의 대화편을 읽고 사색하고 이해한 것, 그것 하나 뿐이었습니다. 그는 그 글을 통해 깨달음을 얻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깨달음을 얻었다고 얘기하는 것은 조금 종교적인 느낌이 날수도 있으니 사고의 폭과 깊이를 성장시켰다는 말로 표현하겠습니다. 네, 그는 그 나름대로 철학책을 통해 사고의 폭과 깊이를 성장시킨 것입니다.


근데 우리 모두 철학을 배우지 않나요? 저도 중학교 도덕 시간에 이미 철학을 배웠습니다. 지금은 철학 교과서가 따로 있다고 합니다. 고등학교 때는 윤리 시간에 더 자세히 배우죠. 소크라테스가 어떻고, 칸트가 어떻고, 이데아가 뭐고, 형이상학은 또 어떻고... 이렇게 우리는 철학에 대해서 배워왔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왜 9급 공무원에 단기간에 합격할 수 없을까요? 그 글의 주인공이 머리가 워낙 좋아서 그냥 합격한 것일까요? 그렇다면 철학책은 소용이 없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하지만 저는 우리의 철학 공부는 잘못되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나라의 교육은 암기와 주입식 교육으로 대표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철학 또한 암기를 통해 공부하는 것이 보통이죠. 고대 그리스의 철학을 배울 때도 우리는 철학자의 이름부터 외웠습니다.


지금도 열심히 암기하고 있을 수험생들


하지만 9개월 만에 9급 공무원이 된 그 분은 그런 식으로 철학을 공부하지 않았습니다. 그가 읽은 책만 봐도 알 수 있죠. 그가 읽은 책은 바로 플라톤의 대화편이었습니다.



플라톤의 대화편 :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을 간접체험하다

플라톤의 대화편은 플라톤이 그의 스승인 소크라테스를 등장인물로 해서 소크라테스의 철학(전기 대화편)과 플라톤 그 자신의 철학(후기 대화편)을 다룬 책입니다. 플라톤은 왜 소크라테스를 등장인물로 했을까요? 대부분 아시겠지만 소크라테스의 철학은 '산파술'이라는 대화법으로 대표됩니다. 플라톤은 소크라테스의 이 독특한 대화법이 깨달음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고, 이를 자신의 책에 응용하게 된 것이죠.


아테네 학당(라파엘로가 그린 이 그림에는 많은 철학자들이 등장합니다.)


산파술에 대해서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지혜를 머릿 속에 품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지혜는 무의식적 무지라는 벽에 가로막혀 밖으로 나오기 힘들죠. 산파술은 이런 사람들과 대화를 통해 그들이 지혜를 낳게끔 하는 대화의 방법입니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깨달음의 과정을 갖게 되죠.


위에서 말했던 9급 공무원의 주인공은 플라톤의 대화편을 읽고 또 읽었습니다. 그 책에서 나오는 소크라테스와 끊임없는 대화를 나누었을 겁니다. 그는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을 간접체험한 것입니다. 9급 공무원에 9개월 만에 합격했다는 이야기로 봐서, 산파술을 통해 사고를 성장시킨 것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일리있는 이야기, 나도 읽어보자

솔직히 저 글을 처음 읽었을 때 많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글의 제목만 봤을 때, 그냥 학원 광고나 '아침 몇 시에 일어나서 몇 시까지 어떻게 공부했다'와 같은 학습 스케줄에 대해서 적어놨으리라 생각했거든요. 또한 글 내용이 처음에는 터무니없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글을 읽다보니 일리가 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그 글의 주인공은 플라톤의 대화편(변론, 크리톤, 파이돈, 향연 그리고 국가)을 공무원 준비 기간(9개월동안에는 하루에 2시간정도씩 플라톤의 대화편을 읽고 나머지는 공부)까지 포함해서 1년 6개월동안 읽었다고 했습니다. 진리까진 아니더라도 그동안 그 글을 읽으면서 논리력이 향상되고 사고의 폭과 깊이가 성장하는 것을 느꼈을 겁니다.



저도 취업준비생 입장에서 솔깃하더라구요. e-book으로 바로 플라톤의 대화편을 구입했습니다. 암기를 통한 주입식 교육으로만 공부했던 것과는 다른 색다른 공부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앞으로 이 책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저도 사고를 넓히기 위해 계속 정진해야겠습니다. 혹시 모르죠. 저도 이 책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게 되면 다시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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