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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칼럼/IT

선택장애와 검색엔진의 상관관계, 그리고 그 미래는?

JasperL 2015. 8. 2. 16:08

여자친구와 이번 휴가에 어디로 떠나실 계획인가요? 그것보다 오늘 저녁에 어떤 메뉴를 드실건지 정하셨나요? 혹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무엇을 먹을까 생각중이지 않으신가요? 당장 오늘 저녁에 무엇을 먹을지부터 고민하게 되는 요즘, 우리 모두는 선택장애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당신은 어떤 약을 드시겠습니까?


'선택장애'


네이버에 치면 '선택의 갈림길에서 어느 한 쪽을 고르지 못해 괴로워하는 심리를 뜻하는 신조어'라는 정의가 나옵니다. 신조어라는 말로 미뤄봤을 때 예전에는 이런 단어가 없었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습니다. 선택장애가 신조어라면, 옛날에는 선택에 대한 문제가 없었을까요? 물론 선택을 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았을 겁니다. 우유부단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듯이 옛날에도 선택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지금의 선택장애라는 말은 우유부단이랑은 느낌이 다릅니다. 우유부단이라는 말이 특정인을 지칭했던 것과는 다르게, 선택장애는 보다 포괄적인 대중이 갖고 있는 불편한 심리 상태를 이르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이런 선택장애가 검색엔진의 성장에 영향을 끼쳤다는 제 의견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

'인생은 B(Birth, 삶)와 D(Death, 죽음) 사이의 C(Choice, 선택)이다'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습니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는 사실을 알파벳을 이용해 잘 나타낸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이 말처럼 우리는 살면서 무수한 선택의 기로에 놓입니다. 그 선택의 결과에 따라 어떤 때는 보람을 느끼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엔 선택에 대한 후회를 느끼기도 합니다. 우리는 후회를 느끼지 않고 보람을 느끼기 위해 항상 최선의 선택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어떤 옷을 고르겠는가?


선택장애가 생긴 이유

과연 어떤 이유에서 선택장애가 생기게 되었을까요? 제가 생각한 두가지 원인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1. 자존감이 무너지고 있다

현대인은 미디어에 광범위하게 노출되어 있습니다. 아무리 자존감이 크다고 할지라도 나보다 훨씬 행복해보이는 미디어 속의 사람들을 보면서 부러움을 느끼지 않을 수 있을까요? 저는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하물며 자존감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상태라면 어떻겠습니까? 미디어를 보는 사람들은 미디어 속의 사람들을 보면서 자존감의 하락을 경험하게 됩니다. 또한 그 사람들처럼 되고 싶은(성공하고 싶은) 생각도 하게 되죠. 결국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 없이 선택을 하게 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됩니다.


2. 너무나 많은 선택 옵션

현대사회에는 옛날과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의 인구 수와 재화, 그리고 서비스가 넘쳐납니다. 이는 우리가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어마어마하게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은 예나 지금이나 나 하나 뿐입니다. 그만큼 우리가 선택하지 못하는 선택지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이지요.

경제학에서는 이런 선택지들을 기회비용이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기회비용이 모두 객관적인 수치로 표시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어떤 기회비용이 큰지 잘 모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옵션을 선택해야 되는지 갈팡질팡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선택장애라고 할 수 있겠지요.


정리하자면 낮아진 자존감에 비해 많아진 선택 옵션 때문에 자신의 선택에 대한 확신을 못하게 되고, 선택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는 겁니다.


선택장애에 대해 얘기했으니 이제 선택장애와 검색엔진과의 관계를 얘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선택장애와 검색엔진의 상관관계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검색엔진이 인기를 끌게 된 이유로 인간의 호기심을 듭니다. 궁금한 것을 빨리 찾아보고자 하는 인간의 호기심 때문에 검색엔진이 성공했다는 것입니다. 저도 이 의견에 어느정도 동의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검색엔진(네이버, 다음)의 경우에는 좀 더 깊게 생각해야 된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사실 우리나라의 검색엔진(네이버나 다음)은 검색엔진을 뛰어넘어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 포털 사이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들의 성공에 선택장애가 많은 영향을 미쳤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선택 장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네이버나 다음을 더 많이 사용했다는 생각입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네이버의 성공에는 지식인과 카페가 있었습니다. 미리 선택을 하여 성공을 한 사람들의 경험담이 이런 서비스에 녹아들면서 선택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찾게 되었고, 많은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네트워크 효과가 발휘되며 검색엔진의 성공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 저의 의견이라 할 수 있습니다.


미래는?

혹시 큐레이션 서비스라고 알고 계시나요? 큐레이션 서비스는 미술관 · 박물관 등에 전시되는 작품을 기획하고 설명해주는 '큐레이터(curator)'에서 파생한 신조어라고 하는데요. 너무나 많은 정보와 선택사항들에 대해 혼란을 느끼는 사람들을 위해 전문가나 컴퓨터가 가치있는 콘텐츠를 수집하여 개인에게 제공하는 것이 바로 큐레이션 서비스입니다. 이미 핀터레스트나 피키캐스트와 같은 큐레이션을 전문으로 하는 서비스들이 등장하여 시장을 두고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상황이지요.


출처 : curata.com


앞으로는 선택장애가 더욱 더 심화될 것입니다. 정보와 선택 옵션은 끊임없이 생성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과거에 지식인과 카페를 통해 많은 정보를 효과적으로 제공하며 성장했던 네이버처럼, 이 선택장애라는 부분을 잘 분석하는 큐레이션 서비스가 세상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머신 러닝이나 빅데이터와 같은 기술들이 각광을 받을 것임이 분명하구요.



이 글을 쓰면서 글을 쓰는게 참 어렵다는 걸 새삼스럽게 느낍니다. 좀 더 글 쓰는 연습을 해봐야겠다고 말씀드리며 다음 포스팅으로 찾아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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