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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이미지의 중요성] 현대차 위기, 현대차의 미래는?

JasperL 2015. 6. 2. 21:12

오늘 하루종일 현대자동차가 인기 검색어 상위에 올랐습니다. 주가가 떨어졌기 때문이지요. 엔저와 실적 충격 때문에 벌어진 주가 하락이라고 합니다. 아침에는 6%가 빠졌다고 난리가 났으나 결국 종가 기준 10% 이상 빠지면서 거래를 마쳤습니다. 2013년 10월 26만원까지 올라갔던 현대차의 주가가 이제는 13만원대로 떨어졌으니 1년 반만에 주가가 반토막이 난 것입니다. 주위에선 '현대차가 망할 수도 있다'는 말과, '에이 그래도 대기업인데 설마 망하겠어?'라는 말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과연 현대차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이런 현대차의 상황을 제가 어제 작성한 기업 이미지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로 다루고자 이 글을 씁니다.


출처 : 현대자동차



현대차 엔저의 위기에 빠지다


현대차가 위기에 빠졌습니다. 위기에 빠진 직접적인 이유는 엔저라고 합니다. 가뜩이나 세계적인 경제 위기 때문에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엔저라는 막강한 무기를 든 일본 자동차 업계의 공세에 맥을 못추고 있답니다. 지난 해 5월에 비해 해외 판매가 6.1%나 줄었습니다. 수치를 살펴보니 정말 엔저의 영향이 막강한 것 같습니다. 뉴스에서 앞으로 적어도 2년 동안은 엔저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하는데 현대차의 어려움은 꽤나 오래 지속될 것 같습니다. 


출처 : 월스트리트저널


그런데 현대차의 위기에 엔저만 영향을 미쳤을까요? 저는 의문이 남습니다. 엔저가 영향을 미치는 곳은 해외입니다. 물론 국내에도 일본차가 싸게 들어올 수는 있지만 내수에서 전년 동월 대비 8.2%나 줄어든 상황은 엔저만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해 보입니다. 국내 경제가 외국에 비해 안좋다는 상황으로 설명이 가능할까요? 그럼 경제가 나아지면 현대차의 미래도 밝아질까요?



실질적 위협은 엔저가 아니라, 떨어지는 내수 점유율


사실 최근 현대차의 내수 점유율은 형편 없었습니다. 올해 1~3월 현대차의 내수 점유율은 30%선에 머물렀고, 4월도 3월에 출시하여 인기를 끌고 있는 올 뉴 투싼이 없었다면 30%에 머물렀을 가능성이 큽니다. 올해 5월 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8.2%나 감소한 것도 내수 점유율 하락의 연장선 상에 있어 보입니다. 현대차는 충성도 높은 내수 시장에서의 성장을 바탕으로 성장해 온 기업입니다. 그런데 이 내수 시장이 이상합니다. 이제 더 이상 충성스런 소비자는 존재하지 않다는 것을 수치 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배가 부른 국민들이 외제차를 사기 때문일까요? 아닙니다. 저는 이 문제를 현대차가 일으켰다고 생각합니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현대차의 국내 소비자 차별 논란이 있습니다. 사실 제가 현대차 직원이더라도 국내 소비자에게 혜택을 줄 이유는 없어보입니다. 맹목적으로 충성하는 고객들을 보고 안심했겠지요. 또한 훨씬 큰 시장인 해외시장에서 성공하면 국내 시장에서 망할지라도 현대차 주주들은 욕하지 않을 것입니다.



글로벌시장을 위해 내수시장을 포기하는 자충수를 둔 현대차


현대차는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글로벌시장 위주의 전략을 충실히 이행했습니다. 국내에는 펼치지 않는 공격적인 마케팅과 프로모션을 통해 글로벌시장 점유율을 높여갔고, 2012년에는 현대기아차의 시가 총액이 폭스바겐을 제치고 세계 완성차 업계 중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현대차에 대한 안좋은 이야기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에쿠스를 살 돈이면 미국에서는 에쿠스에 덤으로 제네시스까지 살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미국에서는 쓰지 않는 구식 에어백을 쓴다.', '서로 다른 소재를 쓰기 때문에 미국 현대차는 20년이 가도 멀쩡한데 우리나라는 10년도 안돼 썩는다.' 등등 우리나라 국민이 차별받는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들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왔습니다.


출처 : 현대자동차 블로그


물론 위의 얘기가 유언비어일 확률도 있습니다만,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현대차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이는 상황이었습니다. 현대차의 경영진이 이런 상황을 확인했으면 적극적으로 대처했어야 됩니다. 사실이든 사실이 아니든 간에 상관없이 적극 대처하여 충성도 높은 내수시장을 지키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현대차는 글로벌시장을 위해 내수시장을 내버려두는 오류를 범하게 됩니다.


이런 현대차의 무대응은 곧 기업 이미지의 하락으로 이어졌습니다. '국내 소비자를 봉으로 보는 현대차', '흉기차' 등 기업 이미지를 깎아내리는 말이 돌아다녔습니다. 국내 소비자를 착취한다는 말을 들은 국내 소비자들은 현대차의 충성스러운 고객임을 거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와 동시에 현대차의 자동차 가격은 알지 못하게 많이 올랐습니다. FTA를 통해 저렴해진 수입차 때문에 가격 경쟁력도 서서히 잃어갔습니다. 뻥튀기 된 현대차의 연비와는 달리 좋은 연비를 가진 수입차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더 이상 내수시장은 현대차의 든든한 백그라운드가 아닌 상황이 되었습니다.



현대차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제가 본 현재 현대차의 내수 이미지는 끔찍한 상황입니다. 현대차와 함께 성장해온 추억을 갖고 있어 놀랄만한 충성도를 보여줬던 어른들은 현대차의 노조를 욕하면서 현대차 구입을 꺼리고 있습니다. 또한 몇몇 그들은 놀랄만한 구매력을 바탕으로 현대차의 경쟁자인 외제차의 충성스러운 고객이 되기도 합니다. 그들은 비교적 값이 싼 현대차를 사는 대신에 비싼 외제차를 구입하며 자신의 부를 과시하려고 합니다. 현대차와 라이프 사이클을 함께 해온 고객들이 더 이상 현대차를 구매하지 않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그럼 젊은 세대는 어떨까요? 현대차가 유언비어라고 주장하는(진짜 유언비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정말 현대차가 우리나라를 호갱으로 볼수도 있다는 생각에 현대차를 증오하기 시작한 젊은 세대들입니다. 차를 살 여력이 있는 청년들은 국민을 호갱으로 보는 현대차를 사느니 조금 더 돈을 모아 연비도 좋고 이미지도 좋은 외제차를 사려고 합니다. 차를 살 여력이 없는, 사상 최악의 취업난을 겪고 있는 청년들은 아예 차를 사지도 못합니다. 사지도 못하기 때문에 최고의 연봉을 받고 있는 현대차 직원들과 현대차가 달갑게 보일리가 없습니다. 더 이상 현대차를 내 생애 첫 차로 구입하여 행복을 느끼는 사회초년생은 많지 않습니다. 현대차를 그리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어쩔 수 없이 현대차를 구입한 몇몇 고객들만 보일 뿐입니다.


제가 본 현대차의 이미지가 진짜라면 현대차의 미래는 암울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런 상태를 지속한다면 망할 것임이 분명합니다.



해결방법은 이미지 개선 뿐


이런 악화되는 상황에서 현대차가 해야할 일은 할인 정책이나 36개월 무이자 할부, 저금리 할부 혜택과 같은 눈가리고 아웅식 프로모션 전략이 아닙니다. 이런 프로모션만 남발하는 현대차는 아직도 현재 위기가 단순히 경제 위기나 엔저 현상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신차린 기업들이 자주 말하는 '뼈를 깎는 노력과 반성'으로 우리나라 고객에게 머리를 숙여야 합니다.


이미지 개선은 쉽게 이뤄지는 것이 아닙니다. 현대차의 이런 부정적인 이미지가 쌓이기 시작한 시점을 2000년 대 후반 정도라고 생각하더라도 5년 이상의 긴 시간동안 부정적인 이미지가 쌓여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미지 개선이 이와 똑같은 시간이 걸린다고 가정한다면 적어도 5년은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됩니다. 당장 시작해도 2020년은 넘어간다는 말입니다.


현대차가 과연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합니다. 이만 글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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