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또또 라이프

카카오톡 채널, 카카오의 구세주가 될 수 있을까? 본문

내맘대로 칼럼/IT

카카오톡 채널, 카카오의 구세주가 될 수 있을까?

JasperL 2016. 8. 17. 12:24


최근 IT 대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가 있었습니다. 외국에서는 구글과 페이스북이 모바일 광고 매출의 증대를 통해 호실적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모바일 광고의 성장세에 힘입어 2분기 기준으로 영업이익에 있어서 구글은 전년 대비 23%, 페이스북은 287%나 성장을 이뤄냈죠.


우리나라 인터넷 쌍두마차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어떨까요? 네이버와 카카오 또한 작년 2분기에 비해 엄청난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영업이익을 보면 네이버는 44%, 카카오는 132.8%나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네이버가 모바일 광고를 통해 질적 향상을 가져온 것과는 다르게 카카오는 로엔엔터테인먼트가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래서 카카오의 임지훈 대표는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모바일 광고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카카오의 이러한 모바일 광고 성장 전략의 핵심 아이템은 바로 카카오톡의 세 번째 탭에 위치한 카카오톡 채널입니다.


오늘은 그래서 카카오톡 채널과 모바일 광고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카카오톡 채널, 모바일 웹 포털서비스와 페이스북의 이종교배

카카오톡의 세 번째 탭 카카오톡 채널은 2015년 6월 30일 업데이트로 새로 생긴 서비스입니다. 업데이트 이전에는 친구관리 탭이 있었죠. 카카오는 모바일 검색과 포털 서비스에 있어서 독점적인 모습을 보이는 네이버를 견제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카카오톡의 세 번째 탭에 카카오톡 채널을 만들게 됩니다.


카카오톡 채널은 기본적으로 네이버와 다음의 모바일 웹을 닮아있습니다. 지금은 네이버와 다음처럼 최상단에 검색창이 있고, 그 다음에 리우 올림픽에 대한 정보가 올라가 있죠. 그 밑으로는 유머, 연예, 아트&컬쳐, 자동차&취미 등 다른 웹과 비슷한 유형의 콘텐츠들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조금 다른 점도 있습니다. 뉴스가 전면을 차지하는 타 모바일 웹서비스와는 다르게 채널 소식이라는 서비스가 들어가 있는 것이죠.


카카오톡 채널의 초기 모습, 채널 소식 부분이 없다.(출처 : 카카오 블로그)


이 채널 소식이라는 부분은 훨씬 신기합니다. 카카오톡 채널 화면에서 타일 UI로 6개의 소식이 보여집니다. 그 6개의 소식은 클릭하면 페이스북의 뉴스피드에서 글을 클릭한 것과 같은 눈에 익은 UI가 연출됩니다. 맞습니다. 채널 소식의 UI는 페이스북의 뉴스피드와 닮아있습니다. 각종 콘텐츠를 제공하는 친구를 추가하고 페이스북의 뉴스피드처럼 콘텐츠를 보는 방식입니다. 채널 소식의 소식 더보기를 누르면 더욱 확실해집니다. 이건 페이스북이 확실합니다.


채널 소식 더보기를 한 모습, 페이스북이 연상되는 UI


결국 웹 포털과 페이스북이 서로 카카오톡 채널이라는 한 서비스에 묶여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말하자면 이종교배인 셈이죠.



불편한 동거가 아닐까?

하지만 이 서로 다른 서비스의 합체, 꽤나 어색합니다. 사실 이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지 않아서 최근에서야 이 서비스를 제대로 보게 됐지만, 보고 또 봐도 어색함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아무래도 서로 다른 플랫폼이 합쳐져 있기 때문에 생긴 일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또한 실질적인 불편함도 있습니다. 채널 소식에 접근하는 단계가 은근히 여러 단계로 나뉘어있습니다. 일단, 채널 소식에 들어가려면 카카오톡을 켜야합니다. 그리고 친구나 채팅으로 설정되어 있는 탭을 채널로 바꾸기 위해 한 번 더 터치해야 하죠. 또한 채널 소식에 있는 콘텐츠를 눌러도 제대로 된 콘텐츠를 볼 수 없습니다. 페이스북의 콘텐츠들처럼 대부분 다른 웹 주소로 연결되기 때문에 그 링크를 클릭하는 일이 더 남아있습니다.



카카오톡 채널의 6개의 소식과 소식 더보기(클릭하면 위에서 봤던 페이스북과 같은 채널 소식이 나옵니다.)


만약 타일 UI로 구성된 6개의 소식에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가 없으면 소식 더보기를 또 클릭해야 됩니다. 그렇게 클릭 한 후에야 페이스북의 뉴스피드와 비슷한 모습의 UI를 볼 수 있죠. 페이스북은 앱을 한 번만 켜면 되는데 반해, 카카오톡 채널 소식은 카카오톡을 1. 실행하고 2. 채널을 누르고 3. 소식 더보기를 눌러야 됩니다. 페이스북에 비해 접근성이 많이 떨어진다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결국 서로 다른 UI의 서비스가 하나의 서비스로 합쳐져 있기 때문에 불편함을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카카오의 이 서비스가 제게는 불편한 동거로 보입니다.



카카오톡 채널 그 자체도 보기 힘들다

지금까지 카카오톡 채널(모바일 웹 포털 서비스)과 채널 소식(페이스북)의 불편한 동거에 대해서만 말했지만, 사실 모바일 웹 포털처럼 보이는 카카오톡 채널 또한 보기 힘들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다른 모바일 웹 포털들은 모두 좌우로 스크롤할 수 있는 기능을 통해 콘텐츠의 카테고리를 나눠서 직관성을 부여하고 있지만 카카오톡 채널은 그렇지 못합니다.


카카오톡 채널은 들어가보면 아시겠지만, 상하 스크롤 방식만 도입하여 모든 콘텐츠들이 위 아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내가 보고 싶은 콘텐츠를 보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내려가야 하는 상황도 생깁니다. 물론 카카오에서는 기계학습 방법을 이용하는 '루빅스(RUBICS)' 시스템을 통해 사용자 맞춤 콘텐츠를 제공한다고 얘기합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카카오톡 채널의 스크롤(3페이지나 내렸는데 반도 못 왔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항상 같은 카테고리의 콘텐츠만 보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이 보던 카테고리에 재미있는 콘텐츠가 없을 때 다른 카테고리로 넘어가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아래로 얼마나 내려가야 되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또한 때때로 기분에 따라 다른 카테고리를 볼 수도 있는데 이런 것을 루빅스가 다 읽을 수 있을까요?


(예를 들어 저는 자정쯤 웹툰을 읽습니다. 그런데 현재 제 카카오톡 채널에서 웹툰 카테고리는 가장 밑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자정에 웹툰을 읽기 위해서는 끝까지 내려가서 웹툰을 클릭해야 합니다. 물론 루빅스가 이 상황을 읽어서 자정에만 웹툰을 상위로 올릴 수도 있을겁니다. 하지만 제가 자정에 항상 웹툰을 읽는 것도 아니고, 다른 카테고리를 읽고 싶을 수도 있는데 웹툰이 상위에 있다면, 또 다른 카테고리를 보기 위해 아래로 내려가야 하는 불편함이 생깁니다.)


겨우 끝에 있는 웹툰을 발견하였습니다.(6개로 끝나는 게 아닙니다. 중간에 생략된 카테고리도 엄청 많습니다.)


카카오에서 어떤 이유로 좌우 스크롤을 넣지 않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타 모바일 웹 포털 서비스와 차별화를 위한 것일수도, 또는 카카오톡 어플이 무거워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일수도 있습니다. 기술적인 문제일수도 있겠죠. 하지만 제가 볼 때, 이러한 상하 스크롤 방식은 카카오톡 채널이 불편하게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변화가 필요하다

출시 초기부터 카카오톡 채널이 불편하다고 삭제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네이버와 다음, 구글의 연관검색어에는 지금도 카카오톡 채널 없애기가 뜨고 있죠. 물론 우리나라 사람들이 빠른 변화에 보수적인 모습을 보이는 경향이 있지만, 지금까지 연관검색어에 '없애기'가 뜬다는 것은 그동안 카카오가 카카오톡 채널에 한 노력이 먹혀들지 않았다는 얘기입니다.


네이버의 자동완성, 두 번째에 카카오톡 채널 없애기가 보입니다.


이번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카카오의 발표에 따르면 카카오톡 채널의 MAU는 2600만 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제가 '카카오소토리, 실패가 예상되는 카카오의 승부수(링크)'라는 글에 썼듯이 MAU라는 수치에는 함정이 있습니다. 한 달을 기준으로 해당 서비스를 이용한 사람들의 수를 표현하는 MAU이기 때문에, 한 달에 한 번만 사용해도 MAU에 집계가 될 수 있습니다. MAU가 높아도 열심히 이용하는 사람들의 수는 적을 수 있다는 것이죠.


카카오는 카카오톡 채널을 계속해서 업데이트하여 모바일 광고 사업에 이용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대다수의 사람들이 제가 말한 것처럼 불편함을 느낀다면 카카오톡 채널의 모바일 광고 사업도 실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 걱정이 기우였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전면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요?


다음은 카카오의 현 상황에 대해 정리한 글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카카오는 혁신하고 있을까?(링크)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