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또또 라이프

킬러가 없는 웨어러블 기기는 성공할 수 없다 본문

내맘대로 칼럼/IT

킬러가 없는 웨어러블 기기는 성공할 수 없다

JasperL 2016. 8. 25. 18:08

오늘은 스마트워치를 비롯해서 웨어러블 기기에 대한 글을 써볼까 합니다. 현재 웨어러블 기기가 겪고 있는 문제점은 무엇이며, 이것이 해결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제 생각을 풀어서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새로운 먹거리로 지목된 웨어러블 기기

2010년 대에 들어서 스마트폰 시장이 둔화되기 시작하자, 하드웨어 업체들은 다른 먹거리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스마트폰보다 큰 디스플레이를 가진 태블릿PC나 웨어러블 기기가 바로 스마트폰을 이을 차세대 먹거리로 여겨졌습니다. 그래서 삼성전자나 LG전자와 같은 국내 업체 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업체들까지 팔에 차는 웨어러블 기기인 스마트 워치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다양한 스마트워치가 등장했으나 스마트폰처럼 성공했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애플이 아이폰으로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하며 세계 1위 기업이 된 것을 눈여겨봤던 IT 제조업체들은 서두르기 시작했습니다. 너도나도 웨어러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심지어 스마트워치가 세상을 바꿀 것이라 생각한 스위스의 명품시계 업체들도 스마트 워치 제조에 뛰어들었습니다. 스마트 워치 춘추전국시대를 알리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습니다. 2013년부터 삼성전자의 갤럭시 기어와 LG전자의 G워치를 필두로 다양한 스마트 워치가 시장에 나왔으나, 시장은 조용했습니다. 몇몇 얼리어답터들만 구매하는 IT 아이템에 불과했죠.(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아이템을 말하는 잇 아이템이 아닙니다.) 심지어 아이폰을 통해 스마트폰 시장을 호령한 애플조차 스마트 워치를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오랜 시간을 기다리게 했던 애플워치


2014년 9월 9일, 그동안 소문만 무성하던 애플워치가 공개되었습니다. 그러나 2015년 4월 24일 발매된 애플워치는 아이폰만큼 선풍적 인기를 끌지는 못했습니다.



구글 글래스는 어디로 갔을까?

이렇게 한쪽에서 스마트워치가 시장을 냉각시키고 있는 동안, 또하나의 IT 공룡 구글은 구글 글래스라는 웨어러블 기기를 발표합니다. 구글 글래스는 2012년에 발표되었고 2013년에 미국의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발매되었습니다. IT 업계는 구글 글래스로 뜨거운 2013년 한 해를 보냈죠.


구글 글래스를 끼고 연설을 하고 있는 태평양군사령관


그러나 개발자를 대상으로 판매되던 구글 글래스 또한 2015년 1월에 판매 중단 소식을 알렸습니다. BBC를 비롯한 외신들과 블로거들은 구글 글래스가 죽었다고 표현했습니다. 높은 가격 문제에서부터 도촬을 비롯한 사생활 문제와 배터리와 같은 성능 문제까지, 1세대 구글 글래스는 아직 불완전한 기기로 인식되며 자취를 감췄습니다.


현재는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2세대 구글 글래스가 개발되고 있다고 하지만 지금 상황만으로는 실패로 판단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킬러가 없었다

IT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지목된 웨어러블 기기였지만, 안타깝게도 지금까지 성공한 웨어러블 기기는 없습니다. 팔에 차는 스마트 워치도, 머리에 쓰는 구글 글래스도 실패의 길을 걸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킬러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킬러는 킬러 콘텐츠와 킬러 어플리케이션을 의미합니다. 킬러는 그 하나만으로도 엄청난 존재감을 내뿜으며 플랫폼을 성공으로 이끄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파괴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킬러 하나를 위해 제품이나 플랫폼을 사용하는 경우도 엄청나게 흔한 일입니다. 사람들은 카카오톡을 하기 위해서 스마트폰을 구매했고, 포켓몬고를 하기 위해 속초로 떠났죠.


그러나 스마트 워치와 구글 글래스에는 이런 킬러가 전혀 없었습니다. 오히려 기존 스마트폰보다 부족한 것이 많았죠.





킬러 개발 지원에 온 힘을 쏟아야 하는 이유

구글은 구글 글래스를 처음 내놓을 때 제품 판매를 개발자에게 한정하여 출시했습니다. 이는 개발자들이 먼저 경험함으로써 쓰임새를 찾으라는 구글의 의도였습니다. 킬러 앱과 킬러 콘텐츠가 없는 구글 글래스는 이렇게라도 해서 제품과 대중의 접점을 찾아야 했습니다. 현재 구글 글래스가 대중에게 잊혀졌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발전되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런 구글의 태도 때문입니다.

 

만약 우리나라 기업들이 비슷한 제품을 개발했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우리나라 기업이었다면 개발하자마자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바로 출시했을 겁니다. 몇 개의 기본 어플정도만 탑재한 상태의 이 제품은 나오자마자 몇몇 얼리어답터의 손에 올라 장난감 역할을 하다 역사 속으로 사라지겠죠. 이후 이 제품이 실패했다고 인지한 우리나라 기업들은 아예 팀을 없애버리고 말겁니다.

 

플랫폼이면서 동시에 콘텐츠를 제작하는 넷플릭스


제가 우리나라 기업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자신들의 제품만 완벽히 만들어서 내놓으면 시장에서 받아줄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은 버려야 된다는 것입니다. 킬러 개발 지원에 온 힘을 쏟아서 자사의 제품과 융화되게끔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기업들이 스타트업 지원이라는 형태로 이런 킬러 개발 지원을 늘리고 있으나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제가 이 글에서 말하고 싶은 내용입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