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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2O 사업, 카카오에게 독일까 기회일까?

JasperL 2016. 8. 30. 15:20

최신 참고 글 - 카카오는 혁신하고 있을까?(링크)


3일 전 카카오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를 읽었습니다. '카카오, 날개없는 추락, 언제까지...(링크)'라는 이름을 가진 이 기사는 올해 들어 30%나 떨어진 카카오의 주가를 기준으로 광고 매출부터 신사업까지 어느 것 하나 멀쩡한 게 없는 카카오의 현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카카오를 부정적으로 보는 견해를 가진 사람들은 대부분 O2O 사업에 대해 의문점을 표시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카카오와 O2O 사업에 대해서 얘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연결의 가치를 내세운 IT 공룡들

카카오는 네이버와 함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IT 소프트웨어 기업입니다. 서로 다른 두 기업이지만, 두 기업이 같이 갖고 있는 미래 전략 키워드는 일치합니다. 바로 '연결'이라는 키워드입니다. 그러나 대표하는 컬러부터 다른 기업이라 그런지, 같은 미래 전략 키워드를 가지고도 서로 다른 전략을 내놓았습니다. 말 그대로 연결이라는 키워드를 서로 다른 방향으로 해석한 것이었습니다.


작년 네이버의 연말 컨퍼런스 이름은 네이버 커넥트, 즉 연결입니다.


네이버는 TV캐스트, 웹툰, V앱, 네이버 쇼핑 등 온라인과 온라인의 연결을 네이버라는 중심축을 활용해서 연결한 반면, 카카오는 O2O라고 불리는 온라인과 실물경제를 잇는 연결을 추진했습니다. 양사가 이런 전략을 내세운 게 2014년이었습니다. 카카오와 다음이 합병하고 거대 공룡 회사가 탄생했기 때문에, 어떤 회사가 승기를 잡을 수 있을 것인지 예상하기가 힘든 시점이었습니다.


카카오의 비전, Connect Everything(출처 : 카카오 홈페이지)


2016년 현재, 결과는 네이버의 압승입니다. 물론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말이 있지만, 지금 현재는 너무 압도적인 차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80%가 넘어가는 검색 엔진 점유율에 모바일 광고를 통한 어닝 서프라이즈, 라인의 성공적인 상장 등 네이버는 말 그대로 최고의 한해를 보내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그에 비해 굴욕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힘든 상황입니다.


연결이라는 같은 가치를 내세우고도 네이버보다 훨씬 더 못한 결과를 받게 된 카카오,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독이 된 O2O의 골목상권 침해 문제

대다수의 사람들은 카카오가 이처럼 어려운 시기를 보내게 된 원인을 O2O로 보고 있습니다. O2O 사업에 모든 역량을 투자했으나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으니, O2O 사업에 대한 좋은 평가가 나올리 만무했습니다. 또한 카카오가 O2O 사업에 집중하는 동안 주 수익원이었던 광고 매출은 빠르게 감소했습니다. 국내외 IT 대기업들이 모바일 광고를 통해 폭발적인 성장을 한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를 받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2014년 카카오의 전략 발표 때만 하더라도 O2O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생각되는 새로운 먹거리로 지목된 사업 모델입니다. 도대체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길래 O2O가 카카오의 발목을 잡게 된 것일까요?


O2O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아니었을까요?


사실 O2O 사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생각되었지만, 불안이 많이 내포된 사업 모델이었습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잇는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으나 그로 인해 생기는 문제는 숨겨진 불안이었죠.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이 카카오가 부진을 겪게 된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O2O 사업의 문제점은 기존의 사업자가 존재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택시, 대리기사, 가사도우미, 주차 서비스, 미용실 등 카카오가 손을 대는 모든 서비스들은 오프라인에 이미 사업자가 존재하는 형태의 서비스입니다. 아무리 카카오가 수수료를 안 받고 사업을 진행한다고 할지라도 기존 사업자들의 반발은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카카오는 이런 부정적인 인식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사업을 넓히기 시작했습니다. 반발은 예정된 수순이었습니다. 특히 재벌 대기업에 대한 안좋은 인식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이런 골목상권 침해는 좋은 먹이감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수익 모델이 확보되지 않은 O2O 사업

문제는 또 있었습니다. 바로 O2O 사업에는 수수료 외에 마땅한 수익 모델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골목상권 침해 이슈가 있는 한 수수료는 그림의 떡이라고 할 수 있었죠. 그래서 카카오는 자사의 첫 O2O 사업인 카카오택시의 성공을 위해 수수료를 책정하지 않는 강수를 두었습니다.


카카오의 이런 노력 덕분에 카카오택시는 수수료 없이 택시기사와 고객들을 끌어들이면서 성공적인 데뷔를 할 수 있었지만, 결국 수익 모델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기업이 수익 모델이 없는 서비스를 한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카카오는 수수료를 제외한 다른 수익 모델을 찾고 있으나 이도 여의치 않은 상황입니다.


배달의 민족도 상생을 위해 수수료 수익 모델을 포기했습니다.


그래서 카카오는 카카오택시 이후 출시한 O2O 사업에 수수료를 꺼냈습니다. 하지만 수수료는 밥그릇 싸움을 의미합니다. 결국 영세업자들의 반발이 시작되었죠. 이렇게 마찰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고객 확보 또한 이전의 카카오택시만큼 수월하지 않았습니다. 수수료 수익 모델이 있다고 해도 고객이 없다는 것은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제대로 된 수익 모델이 확보되지 않는 O2O 사업은 결국 문제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 현재 카카오가 부진한 것도 이런 O2O 사업의 특성 때문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O2O는 매력적이다

O2O가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지만, 매력적인 사업임에는 틀림없습니다. O2O는 온라인의 활용으로 오프라인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가치를 가져다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유통산업에서 아마존이 뜨고 월마트가 지고 있는 것처럼, O2O가 시대적 흐름이라는 것은 분명해보입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대표하는 두 기업, 아마존의 성공은 온라인의 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요?


O2O는 특히 빅데이터를 통해 새로운 가치 창출을 할 수 있다는 것에서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보화 시대에 정보가 가장 큰 자산이 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죠. 그러나 이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곳은 정해져 있습니다. 정보가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통해 온라인에 쌓이기 때문입니다.


O2O는 오프라인을 온라인으로 끌어들여 사용자의 위치 정보와 구매 데이터 등 온라인에서는 얻을 수 없는 오프라인 데이터들을 합법적으로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고객들의 특성을 파악하고 맞춤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며, 마케팅을 하는 등 O2O 사업을 통해 쌓인 데이터는 그 활용가치가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죠. O2O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한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초장기적인 사업 전략, 카카오가 버틸 수 있을까?

O2O는 초장기적인 사업 전략입니다. 미래를 위해 당장의 수익성을 포기하는 사업 전략이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O2O로 쌓인 데이터가 언제 활용가치가 있는 빅데이터로 변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입니다. 활용가치가 있는 빅데이터로 변할 때까지 카카오가 버틸 수 있을지도 의문이구요.


당장 카카오의 주가는 연초 대비 30%나 빠졌습니다. 또한 주 수입원이었던 광고 매출은 하락했습니다. 카카오가 실적 악화로 인해 신규 채용을 중단한다는 기사(링크)도 있었습니다. 올 하반기 출시할 것으로 예상됐던 가사도우미 중개 서비스인 '카카오홈클린(가칭)'도 출시가 연기됐습니다.


수익이 언제 생길지 모르는 O2O 사업을 언제까지 지속할 수 있을까요? 카카오의 주가가 30%나 빠진 것처럼 시장은 그리 오래 기다리지 않을 것입니다. 이런 초장기적인 사업 전략을 카카오가 과연 버틸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카카오가 버텨낸다면 O2O 전략은 성공이었다고 평가되겠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결국 카카오를 몰락하게 만든 원인으로 지목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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